
기억이 맞다면 내 생애 처음으로 선물받은 음반이 바로 이 유키구라모토의 피아노 연주곡이다. 마침 잔잔한 음악이 필요해서 고르게 되었는데, 막상 듣다보면 곡들이 상당히 신경을 긁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. 평온한 곡이라고 하기에는 번뇌의 흔적이 많다.
의외로 내게는 음악을 선물받을 기회가 적었던 것 같다. 워낙 노출이 적은 성격 탓이었겠지. 지금이야 다 보여주며 산다고 해도.
처음으로 직접 구입한 거라면 중학교 때 구입한 Topgun OST LP판이나 미녀와 야수 OST CD같은 것들이 있지만 지금은 행방불명인 상태고, 그 이후에는 8비트 컴퓨터의 전자음색-FM, PSG같은 음원들, 심지어 Beep음까지-에 반해서 직접 만들어보는 작업들로 앨범 사기를 그만두었다. 그 때 만들었던 데이타 같은게 남아있었으면 좋으련만 워낙 급변하는 기술들 탓에 디스켓에 담긴 채 어디론가 날아가버린게 안타깝기만 하다. 지금은 매사 귀찮아서 남이 만든 음악 중에 내 취향에 맞는 것을 뒤져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지만, 취향이 까다로운 탓에 좀처럼 좋은 걸 건지기 힘들다.
다시 직접 만들어서 들어야 할 때인가? 그래도 까다로운 내 구미에 맞추기는 힘들 것 같다. 이젠 내가 나를 감당하기에도 벅차지. 까탈 할배.